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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모랑 작은 언니랑 놀께요.
주영이가 어제 저녁 데릴러간 나에게 한 말이다. -.-
언제부턴가 주영이를 아침에 데려다 주는일은 너무너무 쉬워졌는데
주영이를 저녁에 데리고 오는 일은 한참의 시간이 필요하다.
가끔은 이방 저방으로 장난치며 도망가버리기도 하고
신을 신었다 벗었다하기도하고...
아침에는 솔직히 쏙 집안으로 들어가서 작은언니, 큰언니, 아찌 찾기에 바빠 엄마한테 인사도 안해주고는
저녁이 되어 데리러 가면 도통 .... -.-
한편으로는 모두들 잘해주셔서 그렇구나 싶어 감사하기도 하고
아이가 즐겁게 있어주니 기쁘기도 하지만
솔직히 마음한구석에 서운한 맘이 있다.
내가 너무 욕심이 많은가? ^^;
그러고서 문득 생각해보니
저녁시간에 사실 주영이와 별로 같이 놀아주는것 같지가 않다.
저녁준비하고 치우고
그리고...
창피한 이야기지만 너무 전화를 오래동안 한다.
주영이가 심심해하면서 귀찮게 하면 조금은 화(???)도 내고...
아마 그래서 점점더 엄마랑 있는 시간이 별로인게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반성! 반성! 또 반성!!!
오늘부터는 정말 전화도 줄이고
주영이랑 많이 많이 이야기도 하고
즐겁게 보내야지.
주영이에게 점수 좀 따야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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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부쩍 주영이가 많이 쓰는 말이다.
옷도 혼자 벗으려하고
기저귀도 직접 벗으려하고 ^^;
입을때도
밥을 먹을때도
방 전등을 끌때도...
여하튼 거의 모든일의 반이상을 아가 혼자 할거야한다.
이제 제법 지퍼로 잠그는 겨울 코트는 혼자서 벗고
바지는 기저귀에 걸리는 부분과 발목이 난코스이긴 하지만 성공확률이 반반은 된다.
조금조금씩 내 손길을 거부(?)하는 --- 거부라고 하면 너무 거창한가? --- 주영이를 보면서
한편으로는 대견하기도 하면서
또 한편으로는 조금 서운하기도 하다.
이제 우리 주영이가 조금씩 혼자서는구나 하는 생각도 들면서...
ㅎㅎㅎ
이런 조그만 변화에도 서운한 맘이 드는데
준수씨와 내가 결혼하고
이제 둘이서 알아서 잘 살거라는 듯의 모습을 보였을때
양가 부모님...
조금 많이 서운하셨겠구나 하는 생각도 들고
나도 주영이덕에 이제 조금씩 철이 나나?
주영이가 귀하면 귀할수록 정말 잘 살아야할텐데...
두루두루 돌보고 베풀면서
정말 잘 살아야할텐데 뭐가 그리 바쁜지...
점점 주위를 돌아보며 살아야할텐데
오히려 점점더 신경을 쓰지 못하고 산다.
그런 내 모습에 알게 모르게 상처받는 사람도 많을꺼다.
아......... 정말 반성, 또 반성 해야지.
내가 주영이가 정말 따뜻한 아이로 자라기를 바라듯이
나먼저 따뜻한 사람이 되어야할텐데...
P.S 주영이 하악 양쪽 제2유구치가 드디어 맹출을 시작했다.
주영아, 엄마가 부탁이있는데
치카치카만은 엄마가 해줄께. 알았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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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3/01/14] The Snowman wa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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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ne...
주영이를 키우면서 나 혼자 계획하고 다짐한것 한가지...
어려서 비디오를 많이 보여주지 말자.
그리고...
TV도 보이지 말자... -.-
하지만 준수씨가 대구 내려간뒤로
요즘 들어서는 더욱더 내 스스로 생각해봐도
주영이 엄마가 아닌 그냥 나만 생각해봐도
내가 TV를 보는 시간이 너무 긴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러다보니 주영이도 ...
8시반에 드라마 시작하기전에 9시 뉴스 예고 음악만 나와도 "이거보자"
내가 자주 보는 드라마 음악에 맞춰 춤까지 추고
내가 이런 상황인데
이제는 어린이 프로도 곧잘 보는지
지난 연말 시상식에서 후보자 화면으로 마수리--- 어린이 TV 드라마 주인공으로 마법사--- 얼굴이 잠깐 나오는데 어느새 알아보고 마수리 마수리 한다.
반성, 반성을 하고도 다시 TV를 틀어버리고 마는 내가 좀 한심하기도하고 ...
비디오 테잎도 배고픈 애벌레만 보는게 그렇기도 하고
윗집에도 비디오 테잎을 가져다 놓으면 TV 시청이 좀 줄지 않을까하는 생각에 snowman, 우리 할아버지, 레오리오니의 동물우화 비디오 테잎을 구매했다.
드디어 어제 저녁...
밥도 먹이고 주변 정리도 좀 해놓고
주영이를 무릎에 앉히고
주영이가 좋아하며 보일 반응에 대한 기대반
주영이가 별로 안좋아하면 어쩌나하는 걱정반에 비디오테잎을 틀었다.
제목하야 'The Snowman was...'
잔잔한 음악이 흐르고
눈이 내리고
아이가 눈사람을 만들고
눈사람이 12시에 마법처럼 움직여서 아이집 이곳저곳을 놀러다닐때만 해도 정말 좋았다.
그런데...
북극으로 아이 손을 잡고 눈사람이 날아가기 시작할때
--- 음악도 한 역활을 한것 같다 ---
주영이가 묻기 시작했다.
'눈사람 어디 가요?"
목소리에 약간 울음이 배어있어
"주영이 슬퍼요?"하고 물으니 아니라고 했다.
날아가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목소리에는 점점 울음이 진하게 배어나오기 시작하고
계속 눈사람 어디 가냐고 묻는다.
북극에 가서 춤을 추며 놀때도
산타 할아버지를 만났을때도 그리 흥분하지도 않고
다시 집으로 날아오고
다음날 아침 녹아서 눈 더미만 남아있고
자막이 올라간순간...
"눈사람 가버렸어... 정말 가버렸어요..."
정말 주영이 두눈에서 눈물이 주루룩 주루룩 흘렀다.
이건 정말 거짓말 하나도 안보탠 사실이다.
"눈사람 가버렸어.... 대구 가버렸어...."
방에 있던 경택이도 나와서 보고는 놀래고...
이제는 아예 대성통곡을 한다.
방에 들어가서 침대에 누워 이불을 머리 위까지 둘러쓰고
아빠전화도 싫고
광주 하버지 전화도 싫고...
그냥 운다.
"눈사람 가버렸어, 대구 가버렸어..."
주영아, 엄마가 대구 소리에 얼마나 맘이 아팠는지 아니?
엄마는 그냥 별 생각없이
겨울이니까 눈사람도 보고
눈은 녹아서 없어지는 것도 알게 되겠구나하고 생각하고
비디오를 보여주었는데
우리 주영이가 온마음으로 받아들여버려서...
이쁘기도 하고 아빠가 대구에 가 계신게 마음이 아프기도 하고 그렇다.
삼촌은 영화나 비디오 보고 엉엉 우는게 딱 엄마라고 놀리는 구나.^^;
그나저나, 이 비디오를 또 보여줘야돼나, 말아야돼나 걱정이네...
주영아, 어떻게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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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써야지... 써야지 생각만하고 참 많은 하루하루가 지나버렸네요.
어느새 12월도 열흘이상 지나고
이제 곧 크리스마스가 오고
또 올해의 마지막날이 지나고 나면
2003년이 되고 우리 주영이는 4살이 되겠지요.
한참은 가르쳐야 아마도 세살이 아닌 네살이라는걸 알수 있을거예요.
몇해전 5년 짜리 저금을 시작하려할때 언제 2003년이 오지 했는데 어느새 바로 코앞에 성큼 다가왔네요.
그때 생각에는 통장도 또 내 마음도 그만큼의 세월동안 가득 채워져있으리라 생각했지만 여전히 제 모습은 그때와 별 다를바가 없네요. 여전히 내 앞에 있는 미래가 조금은 두렵고 조금은 설레기도 하면서... 성급하고 생각도 그리 깊어지지 않고...
하지만 그때는 생각지도 않았던 정말 큰 행복이 생겼지요.
주영이 그리고 준수씨와 만들어가는 생활...
내옆에서 잠들어있는 주영이의 조막손을 만지작거릴때가 제겐 가장 평화로운 순간이거든요.
물론 준수씨가 대구에 있을때보다는 주영이옆에서 잠들어있을때가 더 좋긴하지만 ^^;
나에게 주영이는 그무엇보다도 우선입니다. 아니... 그건 좀 틀린말인것같네요. 내가 먹고 싶은것, 자고 싶을때 보고 싶은 TV프로 그리고 여러가지 이유로 화나는 순간들을 주영이보다 우선하긴했으니까....-.-
하지만 그 찰나의 순간이 지나고 나면
그래도 제 눈에는 주영이가 보입니다.
어떤 벗어나고싶은 상황에서도
너무 화가나서 집밖으로 나가버리고 싶은 상황에서도
항상 제눈 가득히 주영이가 들어옵니다.
솔직히 이런 느낌은 엄마한테도 아빠한테도 준수씨에게도 경택이에게도 느껴보지못한 느낌입니다. 이 글을 읽으면 모든 분들이 서운하시겠지만....
여하튼 놀래거나 상처받을 주영이를 생각하면 제감정 그대로 표출하고 행동할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주영이를 품에 가득안고 있으면
조금씩조금씩 마음이 가라앉는걸 느낍니다.
그리고 한발자욱 떨어져서 상황을 보고
약간은 냉정하게 판단하게 됩니다.
어떤 일에도 예전처럼 숨넘어갈듯
마치 세상이 무너진듯 안달하지않게 됩니다.
그러고 보면 주영이가 제 스승인가봅니다.
이렇게 시간을 보내다보면 저도 정말 어른이 되겠지요.
아마 엄마, 아빠도 절 이렇게 키우셨을겁니다.
그사랑을 갚아드리며 살아야하는데
오늘도 저는 그 사랑을 받고만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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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2/11/26] 주영이가 일주일간 광주에 다녀왔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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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수씨 생일날 엄마가 데리고 내려가셔서
지난 일요일에 데리고 올라왔으니 옴빡 일주일을 광주에 가있었네요.
가끔 전화통화를 할때면 부쩍 커버린듯해 깜짝깜짝 놀라곤 했는데 아마... 전화라서 그러나보다 하고 생각했는데...
광주에 내려가 정말 부쩍 커버린 주영이를 보고 좀 당혹스러웠답니다.
합비, 함미에서 벗어나 하버지, 하머니하고
네가 누구지?하고 물으면 주앙이...라고 대답하는 ^^
우리 예쁜 공주님이 많이많이 커버렸더라구요.
주영이가 광주에 가있는동아
하루는 대구에 다녀오고
이틀은 비디오를 밤늦게까지 보고
또 하루는 병원식구들과 회식하고
그리고 하루는 퀼트조금하고 쉬었지요.
솔직히 주영이가 조금 서운하겠지만 그리 주영이가 많이많이 보고싶다거나 그립다거나 그렇지는 안았습니다.
그런데 어제 저녁 주영이와 같이 자려고 침대에 누워서 서로 얼굴을 맞대었을때...
내 품에서 꼬물꼬물 거리는 주영이를 느꼈을때
아.... 내가 우리 주영이를 참 많이 보고싶어 했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떨어져있을때는 전혀 생각도 않다가
막상 얼굴을 보고 같이 있고나서야 보고싶었구나하는 생각을 하는걸보니 제가 곰은 곰인가 봅니다.
--- 여담이지만 제동생은 저보고 너구리랍니다. 본인은 여우인줄알지만 하는짓을 보면 곰이라나요. -.- ----
글을 쓰다보니 지금도 집으로 달려가 주영이랑 놀고 싶습니다.
오늘은 그래도 놀지않고 집안일좀 해야겠습니다.
광주부모님께서 크리스마스 트리를 택배로 보내주시는데 아마 내일쯤 도착할듯 싶습니다.
그전에 집정리를 좀 해놓아야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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